곡성이 남겨둔 것과 곡성에 남겨둔 것 <오늘의 진담> 세 청년의 곡성 맛보기 👀 (2) : 곡성이 그들에게 남겨둔 것, 그들이 곡성에 남겨둔 것 지금 이 순간이 끝은 아니기에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지난 뉴스레터에서 소개해드린 세 청년(로미님, 허작가님, 요니님)을 기억하시나요? 청춘작당 시즌3에 참여해 곡성에서 살아보기 시작한 세 청년은 곡성의 자연에 감명을 받기도 하고 도시와 다른 삶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죠. 100일 또는 한 달 동안 곡성에 살며 그들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요? 또 그들이 곡성에 남겨둔 것은 무엇일까요? 세 청년의 곡성 살이 이야기 그 마지막, 함께 들어보아요! 인터뷰이 소개 😊 로미님 30대 초반. 고향은 경기도 안양 직장생활을 시작으로 4년간 서울에서 거주 청춘작당 시즌3 100일 살기 프로그램 참여 😁 허작가님 30대 초반. 고향은 성남 용인에 거주하며, 올해 초부터 여름까지 코딩을 배움 청춘작당 시즌3 100일 살기 프로그램 참여 😝 요니님 20대 중반. 고향은 일산 경기도 안산에 거주하던 대학생 청춘작당 시즌3 스핀오프B 참여 드론을 날려 다 같이 사진을 찍던 날! 우리는 한 식구!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무엇인가요? 😊 로미: 강빛마을에서 100일 동안 있으면서 아침과 저녁에 산책했어요. 하루에 3~4번 하는 날도 있었어요. 그렇게 산책했던 시간이 기억에 남아요. 곡성의 첫인상처럼 자연의 냄새를 느낄 수 있었어요. 흘러가는 구름을 따라서 걸어 다니곤 했는데 산과 하얀 구름을 보면서 위로를 받았어요. 😁 허작가: 저는 세 가지가 떠올라요. 같이 지내는 분 중 한 분이 드론을 사서 날렸는데, 같이 사는 사람들이 우르르 나와서 드론으로 단체 사진을 찍었어요. 사소한 일이라도 함께 모여서 나누는 모습을 보며 같이 사는 식구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다음으로는 시골 풍경에 도취하여 창문을 다 열고 천천히 운전하면서 자연을 구경하던 순간들이 기억에 남아요. 또 용산재의 용머리 마을도 인상 깊었죠. 가장 시골 마을다운 정취가 느껴졌어요. 마을이 너무 조용하고 사람도 별로 없었는데 마을 자체에서 정이 느껴졌어요. 평소에는 밖에서 마주치는 동물을 잘 만지지 않는데 그날은 새끼고양이가 다가와서 애교를 부리는 걸 보고 이러다 고양이를 키우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어요. 은행나무에 은행잎도 풍성했고 개울이 흐르고 감나무에는 감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어요. 이런 게 힐링이구나 싶었어요! 😝 요니: 같은 집에서 지내는 사람들과 허작가님, 도비님과 별멍을 했을 때가 기억에 남아요. 와룡체육공원에서 돗자리를 깔고 별을 보겠다며 6명이 한 이불을 덮고 도란도란 모여있었어요. 중고등 학생 때 이후로는 못해본 경험이었죠. 학창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평소에 걱정이 많은 편인데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아무 근심과 걱정이 없었어요. 다 같이 추위에 떠는 모습이 귀엽기도 했어요. 도비님이 열심히 사진을 찍어주신 게 고마웠어요ㅎㅎ. 중간에 집에서 라면을 끓여와 먹기도 했는데 컵라면도 아니고 봉지라면을 냄비에 끓여와 다 같이 먹은 게 굉장히 기억에 남아요. 달이 너무 밝아서 별은 잘 안 보였지만 사람들과 함께한 순간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한 이불을 덮고 옹기종기 모여 별을 보던 밤 ✨ 곡성의 끝인상은 어땠나요? 😊 로미: 100일 동안 지내며 푸른 산과 단풍이 좋았어요. 가을 하늘도 예뻤고요. 가을이 되어 푸르름이 사라지고 붉어지던 풍경이 겨울이 되며 회색빛으로 변한 게 아쉬웠어요. 겨울 미세먼지 때문에 산책도 이전만큼은 못하게 될 것 같아요. 100일 동안 같이 지내는 사람도 바뀌고 집도 바뀌고 자주 가는 곳도 바뀌어서 적응하느라 조금 지치기도 했어요. 하지만 100일 동안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100일 동안은 여행 온 느낌이었는데 100일이 지나고 사람들이 떠나니 진짜 곡성의 삶이 현실로 다가온 느낌이에요. 😁 허작가: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면 아쉬울 것 같아요. 도시로 돌아가면 사람도 많고 어지럽고 혼잡해서 너무 답답할 것 같아요. 여기서 얻은 여유를 다 잃어버릴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곡성에 남기로 했어요. 😝 요니: 스핀오프B 프로그램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이게 끝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곡성에 아는 사람도 생겼고 곡성은 제게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두 번째 고향으로 자리 잡았어요.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청춘작당에 참여해서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 로미: 청춘작당이 아니었으면 곡성에 올 일이 없었을 텐데 곡성이라는 지역을 새롭게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막연했던 시골살이에 대한 꿈을 현실로 옮겼어요. 나이가 더 들면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렇게 올 수 있어서 좋아요. 😁 허작가: 온전히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진짜 여유를 느끼면서 전보다 더 여유로운 사람이 될 수 있었어요(원래도 여유로운 사람이었지만요ㅎ). 자연 속에 있으니 세상만사 서두르지 않아도 되고 급할 게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사사로운 일에 스트레스받지 않게 되었죠. 😝 요니: 곡성에 오기 전에는 이 세상에 내 편이 없는 기분에 우울했어요. 그러다 곡성에 와서 공동체 생활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 지붕 아래 같이 살다 보니 유대감이 생겨서 긴 시간 함께 한 친구들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그리고 굉장히 부지런해졌어요. 밖에 안 나가는 편이었는데 이곳에서는 옆에서 누가 뭘 하자고 제안하면 같이 하게 돼요. 같이 하면 좋거든요. 덕분에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로미님의 기억에 콕 박힌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하는 산책길 농촌에 올지 말지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 로미: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니 무조건 오라고는 못 하겠지만, 가장 가고 싶을 때가 가장 오기 적합할 때라고 생각해요. 간절하게 가고 싶다면 그게 바로 알맞은 시기입니다. 😁 허작가: 무조건 와봤으면 좋겠어요. 고민이 많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말로만 나중에 시골 가서 살겠다고 하는 것과 다르기 때문이에요. 직접 와서 살아봐야 어떤 게 좋고 나쁜지 느낄 수 있어요. 100일이라는 기간이 단순히 여행으로 와서는 겪을 수 없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 기간이라서 여행과 달리 진짜 곡성에서의 생활을 해 볼 수 있어요. 1년만 살아봐야지, 평생 살아야지 하는 식으로 기간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와서 살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보통 나이 들어서 귀농, 귀촌을 하려고 생각하는데 하루라도 빨리해볼수록 좋은 것 같아요. 도시 사람들은 시골에서의 삶을 정확히 바라볼 수가 없거든요. 인생이 바뀔 수 있는 기회를 젊을 때 잘 잡아보면 좋겠어요. 😝 요니: 귀촌, 귀농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하니 ‘그럼 너 가서 밭일해?’ 이런 질문을 받았어요. 농촌이라고 해도 농사만 해야 하는 게 아니에요. 먼저 정착하신 분이 읍내에 사진관을 창업하신 것처럼 곡성에 없는 걸 찾아서 새롭게 개척하는 것도 가능해요. 평생직장을 꿈꾸는 건 어디서나 쉽지 않아요. 이곳에 오더라도 언제든 다시 돌아갈 수 있으니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300개월 산 인생 중에서 한 달 정도는 투자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요. 이전에는 곡성을 전혀 몰랐는데 곡성에 대한 좋은 인식이 생겼어요. 농촌 살이에 대한 인식 하나만 바뀌어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 로미: 곡성에 남아 있을 예정이에요. 앞으로 곡성에서 뭘 할지 계획이 없어서 계획을 만드는 게 계획이에요. 😁 허작가: 청년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싶어요. 저로 인해 곡성의 청년층이 다채로워졌으면 좋겠어요. 청년들이 1년 정도 있다가 떠나는 경우가 많아요. 장기간 머물려면 재미가 있는 게 중요해요. 이러한 재미를 만들어나가고 싶어요. 😝 요니: 무계획이 계획이에요. 일단 곡성에서의 남은 한 달 살기 생활을 잘 마무리하려고 해요. 곡성의 사계절을 느껴보고 싶어서 언젠가 다시 와서 길게 머물 것 같아요. 세 청년의 곡성 살이 이야기 재미있게 보셨나요? 곡성에서 자연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며 각자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어가던 세 사람 중 두 사람은 곡성에 남아 있기로 결심했고 한 사람은 곡성을 마음에 품고 돌아갑니다. 모두에게 곡성은 새로운 고향이 되었죠. 농담진담을 통해 곡성을 만나고 있는 구독자님에게 곡성은 어떤 곳으로 남아있나요? 요즘 곡성에 무슨 일이 있냐면요. 요즘 곡성 군청 주변부터 영운교까지 알록달록 옷을 갈아입고 있는 읍내. ‘6070 낭만곡성 영화로 청춘어람 사업’과 ‘곡성읍 중앙로 리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해요. 출근길에 보이는 매력 있는 간판과 통통 튀는 색감에 눈길이 가요. 리본 프로젝트에서는 올해 3월부터 곡성 주민분들의 적극적인 참여하에 단순한 외관 정비뿐만 아닌 쓰레기 정리하기, 간판 켜놓기 등 생활 습관 개선도 추진 중이래요. 어쩐지 요즘 저녁에 읍내가 밝아서 좋더라구요! 곡성을 돌아다니면 자주 보이는 이게 뭐냐면요. 이건 뭘까 딸기 하우스 한쪽에 자꾸만 벌이 다녀가는 수상한 상자의 정체는 뭘까요? 바로! 맛있는 딸기가 열리는 것을 도와주는 호박벌의 집이에요(호박벌은 꽃가루 수정 전문 벌이래요!). 작은 상자 하나에 약 100마리의 벌들이 살고 있어요. 하우스 안에 있는 작물들은 사람 손으로 하나하나 수정을 해줘야 하는데 고마운 호박벌 덕분에 일손을 더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해요! 딸기 외에도 블루베리, 토마토, 고추, 피망, 수박 등 우리가 자주 먹는 작물의 수정을 도와주고 있어요. 이제 마트에서 딸기를 만나면 통통한 엉덩이에 꽃가루를 잔뜩 묻히고 열심히 돌아다니는 호박벌이 떠오를 것 같아요. 웹 매거진 발행 안내 📣 두둥! 두 번째 반가운 소식입니다. 이번 주에도 농담 웹 매거진을 발행해요! 2021년 농담 특별판 웹 매거진은 총 3회 발행되며 특별판 2호는 오늘부터 농담 매거진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어요. 이번 호는 곡성에 살면서 만난 일곱 가지 빛깔을 담아 보았어요. 여러분의 일상은 어떤 빛깔로 빛나고 있나요? 만든이 나이사/이든/핑구 📢 농담 메일이 nongdam@farmnd.co.kr로 변경되었습니다. 해당 메일을 주소록에 추가해주시면, 뉴스레터가 스팸함이나 프로모션으로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 농담진담은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 만든 자리예요. 농촌, 귀촌, 귀농, 로컬 등 궁금한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든 알려주세요. 농담 팀에게 궁금한 것, 그날그날의 피드백, 혹은 갑자기 떠오른 tmi라도! © 2020 팜앤디협동조합 All rights reserved. 전라남도 곡성군 곡성읍 낙동원로 8-1, 2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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